참고자료

벼랑 끝에 몰린 미국의 의료제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처방약 가격

뉴욕타임즈가 지난 해 “치료비 내다가 골병 든다(PAYING TILL IT HURTS”는 기획시리즈를 통해 다음과 같이 1)대장내시경, 2)임신, 3)관절치환술, 4)처방약, 5)응급실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분석했습니다.

1. http://www.nytimes.com/2013/06/02/health/colonoscopies-explain-why-us-leads-the-world-in-health-expenditures.html
(대장내시경)
2. http://www.nytimes.com/2013/07/01/health/american-way-of-birth-costliest-in-the-world.html
(임신)
3. http://www.nytimes.com/2013/08/04/health/for-medical-tourists-simple-math.html
(관절치환술)
4. http://www.nytimes.com/2013/10/13/us/the-soaring-cost-of-a-simple-breath.html?_r=0
(처방약)
5. http://www.nytimes.com/2013/12/03/health/as-hospital-costs-soar-single-stitch-tops-500.html
(응급실)

그 중 4번째 기획기사가 처방약을 다루고 있습니다.
KISTI『글로벌동향브리핑』에서 발췌 번역 소개를 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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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는 미국 정부의 셧다운은 오바마 정부의 건강보험 개혁안(ACA: Affordable Care Act), 일명 오바마 케어의 실시를 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이 격렬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ACA 실행을 두고 공방이 치열할 무렵부터 지금까지, 뉴욕타임즈는 “치료비 내다가 골병 든다(PAYING TILL IT HURTS)”라는 장문의 시리즈 기사를 통해 1) 대장내시경, 2) 임신, 3) 관절치환술, 4) 처방약을 주제로 미국 의료제도의 암부(暗部)를 낱낱이 파헤쳐 왔다. 도대체 미국의 의료제도는 어느 정도로 곪아 있는 걸까? 10월 13일자 뉴욕타임즈에 실린 네 번째 기사(The Soaring Cost of a Simple Breath)를 살펴보기로 하자.

이코노미스트인 존 헤이스 씨 집의 부엌 조리대 위에는 흡입기, 분무기, 약병들이 뒹굴고 있다. 이것들은 모두 한나(13세)와 애비(10세) 자매로 하여금 – 꽃가루 시즌이면 영락 없이 찾아오는 끔찍한 천식 발작에도 불구하고 – 댄스와 체조에서 두각을 나타내게 한 일등공신들이다. 이것들이 없다면 두 자매는 심각한 호흡곤란 때문에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천식은 남녀노소에 관계 없이 약 4,000만 명의 미국인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가장 흔한 만성질환이지만, 약물로 잘 제어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인들의 경우 이 약물들을 처방받아 구입하려면, 양질의 의료보험에 가입하거나 가처분 소득이 많아야 하는 것은 물론, 시간이 많아 의료비 흥정을 잘할 수 있어야 한다.

헤이스 가족의 부엌에 있는 약물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그 이유를 잘 알 수 있다. 스테로이드 흡입제인 풀미코트의 소매가는 미국에서 175달러지만, 영국의 약국에서는 약 20달러이며 천식 환자에게는 무료로 지급된다. 오래된 천식 치료제 중 하나인 알부테롤의 가격은 미국에서 50~100달러지만, 특허가 갱신되기 전인 10년 전만 해도 15달러에도 못 미쳤다. “정말로 기가 찬 것은 비강분무제다. 작년에 오클랜드의 약국에서 매월 250달러씩 주고 구입했던 리노코트 아쿠아의 경우, 유럽에서는 7달러에 그것도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다”고 한나와 애비의 엄마인 로빈 레비는 말한다.

미 질병통제예방본부(CDC)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매년 천식 치료를 위해 지출되는 비용은 5,600만 달러를 상회하며, 천식으로 인한 사망자는 3,300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런데 안타까운 일은, 천식 치료제를 이용하면 수백만 건의 병원방문을 줄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환자들이 약을 아끼거나 전혀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천식이 악화되거나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천식은 통제 가능한 질병이다. 모든 천식환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약물과 교육이다. 나를 찾는 환자들 중에는 비싼 처방약값을 감당할 수 없는 분들이 종종 있다”고 오클랜드 브레스모바일(이동 천식클리닉)에서 일하는 일레인 데이븐포트 박사는 말한다.

값비싼 처방약들 때문에, 미국 국민들은 다른 선진국들보다 훨씬 더 많은 약제비를 지불하고 있다. “2조 7,000만 달러에 이르는 미국의 보건의료 예산 중에서 약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0%지만, 미국인들에게 투여되는 처방약은 프랑스나 캐나다 국민들보다 훨씬 더 적다”고 존스홉킨스대학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원에서 약품가격을 연구하고 있는 제라드 앤더슨은 말한다.

한편 미국인들이 사용하는 제네릭 약물의 가짓수는 다른 어떤 선진국 국민들보다도 많다. 제네릭 약물의 증가로 인해, 수면장애, 고지혈증, 고혈압을 앓는 미국인들은 매우 저렴한 가격(월 7달러 미만)으로 약물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많은 제네릭 약물들의 가격은 – 의료보험사들이 약제비의 상당 부분을 부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 여전히 비싸다. 예컨대 가장 흔한 항생제 중 하나인 오구멘틴의 제네릭 버전은 10일 기준으로 80~120달러(오리지널 버전의 경우 400달러)에 판매된다. 콘서타(선도적인 ADHD 치료제) 제네릭 버전의 가격은 약국의 할인쿠폰을 감안하더라도 매월 75~150달러에 달한다. 그나마 천식을 비롯한 일부 질환의 경우, 제네릭 버전이 거의 존재하지도 않는다.

미국은 본래 초고가의 항암제로 유명한 나라지만, 일반 약물들의 가격도 비싸 보건의료비 상승을 부추김과 동시에 가계를 압박하는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왜냐하면 많은 의료보험사들이 약제비의 일부만을 부담하기 때문이다. 2012년 제네릭 약물의 가격은 평균 5.3% 상승한 데 비해, 오리지널 약물의 가격은 25%나 증가했는데, 이는 일부 값비싼 항암제와 면역질환 치료제들이 새로 출시되었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불경기 탓에 처방약 소비가 약간 감소했지만, 경기가 회복되고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오바마케어(Affordable Care Act)의 혜택을 받음에 따라, 조만간 급격한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도매약가를 통제하는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미국은 약가를 제약사들 간의 자유경쟁에 맡기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보건의료 환경에서 경쟁은 종종 신기루에 불과하다. 상당수의 필수 의약품들이 한 제조사에 의해 공급되기 때문에, 독점가격이 형성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예컨대 천식 치료용 흡입제의 경우, 펌프, 약물전달시스템, 생산과정 등이 엄격한 특허권에 의해 보호받고 있어, 설사 약물 자체가 진부화(陳腐化)되더라도 이를 대체할 제네릭 제품의 생산을 어렵게 하고 있다. 게다가 일부 피임약, 인슐린 제제, 콜키신(통풍 치료제) 등의 특허 갱신은 기존의 저가약들의 가격을 몇 배나 비싼 고가약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약가 상승은 환자들을 까무러치게 할 수준이며, 환자들에게 매우 해롭기도 하다. 콜키신은 이집트의 미라에서도 발견되는 매우 오래된 약물”이라고 브롱크스에서 가정의학과를 개업하고 있는 로버트 모로는 말한다.

제약사들은 약품을 OTC가 아닌 처방약으로 판매하는 쪽을 선택함으로써 약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그래야만 약가를 높게 설정해도, 의료보험사들로부터 약값을 받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OTC 약품의 경우 소비자가 약값을 전액부담하므로, 약값이 비싸면 구입하기가 어렵다). 그들은 심지어 제네릭 제약사에 합의금 명목의 돈을 지급하고, 제네릭 제품의 출시를 늦추기로 합의(pay for delay)하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제약사들과 건강용품 생산업체들은 작년 한 해 동안 2억 5,000만 달러의 자금을 로비에 쏟아부은 결과, 정부로부터 이 같은 관행을 인정받았다.
한편 워싱턴의 의원들은 (정부가 주도하는 최대의 의약품 구매자인) 메디케어가 약가 협상에 나서는 것을 금지했다. 또한 (연방 프로그램이 부담하는 치료비를 평가하는 일을 하는) PCORI(Patient-Centered Outcomes Research Institute)의 경우, 다른 나라의 유사기관들과 달리 가격비교나 가격 대비 효율성을 감안한 권고안을 발표하지 못하도록 제한받고 있다. 더욱이 처방약을 해외로부터 수입하는 것은 불법으로 규정되어 있으며, 심지어 해외우편을 통한 개인의 약품구매도 금지된다.

“미국의 규제 및 승인 시스템은 약가 상승을 부추기도록 구조화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제약사가 약가를 인하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납세자와 환자들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메모리얼스론케터링 암센터 산하 보건정책연구소의 피터 바하 소장은 말했다. 2012년 캘리포니아주의 메디케이드 프로그램은 천식 치료제에만 6,100만 달러를 지출했으며, 상당수의 흡입제에 대해 개당 200달러 이상을 지불했는데, 이는 일반 소매가와 별 차이가 없는 가격이다. 예컨대 오클랜드 브레스모바일에서 치료받은 벨라 부야누르트(7세)의 부모들은 메디케이드 수급자격이 상실되는 바람에 비싼 약값을 감당할 수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한편 오클랜드의 한 학교에서 행정직원으로 근무하다 은퇴한 바버라 울프(73)라는 환자는 메디케어의 혜택을 받고 있는데, 약제비 절감을 위해 흡입기를 최대한 아껴 사용한다고 한다.

※ 첨부그림 설명: 250달러로 구입할 수 있는 스테로이드 흡입제의 개수(미국 vs 그리스)
※ 뉴욕타임즈에 실린 네 편의 연재기사 중 나머지 세 편은 아래를 참조하라:
① http://www.nytimes.com/2013/06/02/health/colonoscopies-explain-why-us-leads-the-world-in-health-expenditures.html
② http://www.nytimes.com/2013/07/01/health/american-way-of-birth-costliest-in-the-world.html
③ http://www.nytimes.com/2013/08/04/health/for-medical-tourists-simple-math.html

출처: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링크를 클릭하시면 원문출처 사이트로 가실 수 있습니다.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41696&cont_cd=GT

2014.1.9 박상표

출처

|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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