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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영리자회사 조건부허용 철회하고, 성실공익법인 요건 완화방침 폐기하라

병원 영리자회사, 성실공익법인으로 한정하여 부작용 최소화한다더니!

- 영리자회사 조건부허용 철회하고, 성실공익법인 요건 완화방침 폐기하라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가 지난달 18일과 19일 참예원의료재단(참요양병원네트워크)과 혜원의료재단(세종병원)이 신청한 영리자회사에 ‘조건부 허가’ 결정을 내린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의료법인의 영리자회사를 최초로 허가한 사례다. 그러나 이 두 곳의 의료법인은 복지부가 그나마 최소한의 자회사 설립조건으로 걸었던 성실공익법인도 충족시키지 못한 상태였다. 복지부는 사후 성실공익법인 확인을 조건으로 우선 허가를 내주었다고 밝혔다.

 

애당초 대다수 국민들은 영리자회사 허용에 압도적 다수가 반대했다. 정부는 국민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작년 9월 이를 강행하면서 자회사 설립 가이드라인에 최소한의 조건으로 성실공익법인에게만 영리자회사를 허용하겠다는 규정을 두었으므로 부작용을 최소화했다고 변명했다. 그런데 불과 4개월도 안되어 정부는 이조차 무시하고 있다. 또한 성실공익법인의 요건마저도 완화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우리는 박근혜정부의 국민에 대한 후안무치한 거짓말과 막무가내식 의료민영화 시도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자회사 조건부 허가’는 자회사설립 가이드라인이라는 정부 스스로 정한 규정을 부정하는 것이다.

정부는 자회사에 대한 압도적 반대여론에도 성실공익법인 요건을 충족한 의료법인만 자회사 설립이 가능하다는 규정으로 남용을 방지할 수 있다고 변명해왔다. 그러나 실제로 성실공익법인 제도 자체가 불확실하고, 성실공익법인 확인은 새로운 법적 효력을 발생시키는 행위가 아니라 사후적 확인행위의 성격을 갖는 점이 드러났다. ‘조건부 허가’라는 방식은 전면적 규제완화와 다를 바 없다.

또한 가이드라인에 대한 법적 제재규정이 없기 때문에, 성실공익법인 요건을 지키지 못하거나 심지어는 가이드라인을 위반하더라도 정부가 통제를 할 수 없다는 점에서 더욱 큰 문제다. 영리자회사는 향후에도 불허되는 것이 옳다.

 

둘째, 성실공익법인 요건 완화 방침은 철회되어야 한다.

박근혜정부는 1월에 “1~6차 투자활성화 대책 보안방안”을 통해 영리자회사 설립의 애로를 해소하겠다며 성실공익법인 요건을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성실공익법인 조건은 그야말로 최소한의 조건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그조차도 자회사 설립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도 황당하다. 더욱이 4개월 만에 요건을 완화하겠다니, 국민들에 대한 거짓말도 정도가 있지 않은가?

이에 더해 병원 자회사가 수행할 수 있는 부대사업의 범위도 확대하고 있고, 앞으로도 자회사 설립을 위해 규제를 지속적으로 완화해주겠다는 뻔뻔함의 극치도 보이고 있다. 정부의 끊임없는 자기부정은 요즘 드라마 소재로 많이 등장하는 ‘다중인격’을 연상시킬 정도다. 정부가 최소한 자신이 정한 규칙이라도 지키기를 우리는 원한다.

 

셋째, 일부 병원에 특혜주기 식으로 졸속으로 추진되는 정부의 자회사 설립 강행은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것이다.

이번에 자회사 조건부 허가를 받은 혜원의료재단 세종병원은 ‘6차 투자활성화 대책’에서 정부가 자법인 설립 성공사례 창출을 위해 실례를 들어 거론한 곳이다. 세종병원은 자법인 형태로 메디텔(의료호텔)을 설립하기 위해 외부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으며, 메디텔 내에 의료기관 임대도 계획하고 있다. 정부는 메디텔 허용 시행령 강행과 연속된 규제완화로 이제는 병원입원실과 같은 층에도 호텔이 들어서게 해주었고, 여기에 작년 8월 메디텔업 등록을 위한 외국인 환자 유치실적 요건도 완화한 바 있다.

정부는 제주도에 1호 영리병원을 세우기 위해 싼얼병원에 허가를 내주려고 했다가, 언론과 시민단체의 폭로로 그 병원의 실체가 드러나 국제적 망신을 당한 바 있다. 그럼에도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국민건강에 심대한 영향을 줄 의료기관의 자회사를 졸속추진으로 허가하는 것은 정부 스스로 최소한의 임무조차 방기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박근혜 정부는 지금도 온갖 우회적인 의료민영화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작년 말에 발표된 규제기요틴은 직능단체들 간의 분란을 일으키는 상황에서도, 의료기기업체의 새로운 판로를 열어주는 고속도로로 활용되고 있다. 즉 의료민영화에 대한 정부의 그럴싸한 명분과 포장의 이면에는 더욱 교묘하고 합법적으로 환자들의 주머니를 털어 기업에게 안겨주려는 속셈이 있다. 박근혜 정부는 국민건강을 볼모로 의료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의료민영화를 추진하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이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복지부의 자격미달 의료법인에 대한 영리자회사 조건부 허가는 즉각 취소되어야 한다.

 

 

2014. 1. 28

건강권실현을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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