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무서운 민심이다. 비관적인 것은 오히려 이른바 진보적 사회운동이었다. 많은 이들의 예상과는 달리 박근혜 정권 심판이 너무도 뚜렷이 드러난 선거결과다. 그래도 여전히 아쉽다. 여도 야도 심판을 받았다면, 그 심판으로 약진을 해야 할 것은 진보정당이었어야 했다. 그러나 그렇지 못했다. 득표에서 가장 앞선 진보정당은 더불어민주당과는 다른 ‘독자적’ 정치세력으로 활동하지 못했고 인식되지 못했다. 독자적인 정치활동을 벌인 진보정당들은 지역이나 노동자들 속에서 자신의 근거를 가지기엔 역부족이었다.
어디를 찍어야 할지 모르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국민들은 참으로 놀랍게도 정권을 심판했고 보수야당과 또 진보정당에게 준엄한 경고를 보냈다. 결국 문제는 민중들의 ‘보수화’가 아니었다. 문제는 우리, 즉 진보적 사회운동이었다. 이제 겸허한 마음으로 다시 신발 끈을 묶어야 할 때, 라는 생각을 하는 선거 다음날이다.
- 편집자의 글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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