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간행물 · 서적

[의료와사회] 유해물질과 기업, 국가 그리고 건강

의료사회5

건강권 운동. 전쟁과 역병, 환경 재난에 맞서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일.

 

최근 들어 우리는 ‘참사’ 그리고 ‘재난’이라는 제목의 언론 기사들을 매우 많이 접한다. 특히 현 정부에서는 거의 매년 참사라고 부를 만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2년전인 2014년에는 아직도 그 진상과 책임규명이 되지 못한 세월호 참사가 있었고 작년에는 메르스 사태가 있었다. 올해에는 재난 혹은 참사라고 부를 만한 사건들이 연이어 터져나오고 있는데 이미 끝났어야 할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200여명이 넘는 사망자와 함께 그 참사의 전모가 뒤늦게야 드러나고 있고, 구의역 참사가 있었으며 급기야 현 정부는 한국에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하겠다고 나섰다.

문제는 이러한 재난들이 인력으로는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가 아니라 발생을 막을 수도 있는 재난 즉, 즉 인재(人災)라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는 당연히 막을 수 있었고 막아야만 했던 참사였다. 메르스 사태 또한 우리 <의료와 사회>가 창간호에 상세히 다루었듯이 그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구의역에서 숨진 19살 청년 노동자의 참사는 지속적으로 일어났던 사건이다. 그리고 가습기 살균제 문제야 말로 자연재해가 아닌 순전히 사람들이 만든 재난이다.

나오미 클라인은 그의 「쇼크독트린」이라는 책에서 재난을 이용해, 또 재난을 만들어 이윤을 추구하는 현대 자본주의의 특징을 ‘재난자본주의’라고 이름붙인 바 있다. 쇼크 독트린은 여러 가지 예를 드는데 예를 들어 현대자본주의체제에서 미국정부를 위시한 강대국 정부들은 이라크 전쟁이라는 재난을 일으키고 대대적인 파괴를 ‘재건’이라고 포장해 전 부통령 딕 체니의 핼리버튼 같은 군수기업들이 천문학적 이윤을 얻을 수 있게 했다고 말한다.

지금 다시 그 이라크 전을 들여다 보면 상황은 더욱 황당하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존재한 적이 없었던 ‘대량살상무기’라는 허수아비에 대항한 것이었고 그 결과 중동에서의 끊임없는 전쟁과 IS라는 괴물을 낳았다. 재난이 더 큰 재난을 낳은 것이다. 그리고 미국과 여타 강대국의 지배자들은 ‘거대한 체스판’ 위에서 여전히 중동과 유럽의 민중들을 장기의 말들로 사용하며 패권과 이익만을 추구할 뿐이다. 난민들의 고통과 인종주의의 발호에도 지배자들은 이 문제가 자신들이 만든 문제라는 점에 시치미를 뗀다. 더욱이 전쟁을 끝내려는 노력은 커녕 아예 끝없는 전쟁을 하려는 듯하다.

재난속에서 고통받고 숨져가는 사람들은 무고한 민중들이지만, 그를 통해 1% 아니 0.1%의 지배자들은 세계의 고통이야 어떻게 되었건 끊임없이 자신의 이익을 챙긴다. 그리고 재앙이 더 큰 재앙을 낳아도 그들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다. 책임과 고통은 ‘개, 돼지’의 몫이므로.

재난자본주의의 사례를 찾아 멀리갈 것도 없다. 메르스 유행 당시 전국민이 공포에 떨고 있을 때, 우리는 정부가 다른 메르스 발생 병원들은 모두 폐쇄 혹은 격리를 시키면서도 삼성병원은 예외로 하는 것을 보았다. 또 메르스를 구실로 해서, 메르스 확산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삼성병원에게, 삼성재벌이 그토록 원하는 ‘원격의료’를 허용하려했던 사태를 우리는 작년에 똑똑히 목격하지 않았던가?

따라서 ‘그들’이 재난을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가만히 있으라’는 그들의 말을 따르는 것은 또 다른 재난과 죽음으로 가는 길이다. 이 사회의 여러 재난들을 해결할 사람들은 그들 1%가 아니라 99%의 사람들이다.

 

미나마타병부터 가습기 살균제까지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모든 질병의 1/4이 환경 문제에 의해 발생한다. 이런 수치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환경 위험에 의한 사람들의 질병과 재해는, 건강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임은 다시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한국에서의 보건의료운동의 시작도 환경질병이었다. 바로 상봉동 진폐증 사건이다.

당시 삼표연탄을 찍어내기 위해 망우동 공장 노천에 쌓여있던 탄가루에 의해 상봉동 지역주민 한 사람이 진폐증에 걸린 사건의 소송(이 사건의 변호사가 전태일 평전을 쓴 조영래 변호사였다)에 대해 보건의료인들이 관여하기 시작했고 이후 지역주민조사를 통해 진폐증 환자를 더 밝혀낸 것이 건강권 운동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이후 이어진 운동이 바로 문송면군 수은중독과 녹색병원의 건립으로 이어진 원진레이온 이황화탄소 중독에 대한 대응이었다). 그러나 점차로 환경질병이나 재해의 영역을 건강권 운동 또는 보건의료운동의 영역에서 한발자국 떨어뜨려 놓는 경향이 없지 않았다. 우리가 이번 호의 기획 특집으로 <‘가습기 살균제’ 사건, 환경질병과 건강권>을 다루는 이유다.

우선 이번 호의 시론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돌아보며>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원인을 밝혀내고 현재에도 그 해결의 주역의 한 사람으로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백도명의 글이다. 백도명은 이 글에서 우리에게 2011년 질병관리본부의 발표 후 2016년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다시 사회적 쟁점의 전면으로 등장할 때까지 보건의료인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를 묻는다. 기업의 책임을 묻는 문제제기나 그러한 운동이 건강권 수호에서 가지는 논의 자체가 ‘의료계 전반에 걸쳐 없었다’는 그의 지적은 보건의료인들에게는 뼈아픈 지적이다.

김신범의 <한국 화학물질의 유통 현황 및 관리의 문제점>은 왜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발생할 수 있었는지 그 원인을 밝히는 글이다. 또한 이 글은 매우 구체적으로 박근혜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이 그 법적 제도적 해결책을 어떻게 가로막고 있는지, 또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대략적인 방향도 제시한다.

이상윤의 <‘몬산토’의 발암물질 제초제, 글리포세이트 사용 금지를 위한 투쟁은 현재 진행형>은 환경적 요인에 의한 건강위해의 새로운 영역을 보여주는 글이다. 이 글은 국제적으로 벌어진 ‘몬산토 반대 국제시민행진’에 즈음하여 유전자변형식품(GMO) 문제에 대한 또 하나의 접근방식으로 제시되었던 글이다. 노벨상 수상자들이 왜 하필 올해 6월 29일 그린피스에 대한 GMO 반대운동에 대한 반박성명을 냈을까라는 의문을 품었던 사람들은 이 글을 읽고 힌트를 얻을 수도 있겠다.

윤정원의 <환경호르몬과 여성건강> 또한 건강권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다루어야 할 중요한 환경 건강위해요인을 다루고 있다. 이 글에서 윤정원은 ‘환경호르몬’의 위험성의 문제를 지적함과 동시에 위험요인에 대한 접근과 대응에서도 젠더적 시각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이번 호의 기획특집에는 일본에서 미나마타병과 말 그대로 평생을 함께 한 이타이 야에코의 <미나마타 병의 역사와 현재>라는 글이 실렸다. 이 글에서 이타이 아예코는 미나마타 한 지역에서 1956년 확인된 질병이 왜 현재까지도 진행형인지를, 왜 미나마타시만이 아니라 구마모토 현 전체의 문제인지를 이야기한다. 또 환경성 질병에 대해 건강권 운동이 얼마나 꾸준해야 하는지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 일어 번역은 이수정이 맡았다. (한번 강연을 들은 인연만으로 보낸 이메일에, ‘이건 제가 꼭 쓰고 싶은 글입니다’라면서 새로운 글을 써서 기고하신 이타이 아예코 선생에게 감사드린다.)

 

담배갑 경고그림, 경구피임약, 건강보험 흑자시대와 계속되는 의료영리화

 

이번 호의 <쟁점>란에는 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 전 대표인 조홍준의 <담뱃갑 경고그림, 규제개혁위원회, 그리고 보건의료운동>이 실렸다. 조홍준은 최근 담배갑 경고그림 의무화가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자율화’로 변경되고 이를 다시 뒤집으려 했던 사회적 운동과 정부의 대응에 대해 그 생생한 과정을 전한다. 이는 그가 이 운동의 주요한 조직자의 한 사람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가 말하는 우리의 앞으로의 과제는 앞으로의 운동에 시사점이 크다.

<번역>란에는 굿마허 인스티튜트의 선임정책 매니저인 스네이하 바롯(Sneha Barot)의 <경구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 : 정책적 결정인가 정치적 고려인가?>이다. 번역은 박정은이 맡았는데 박정은은 또한 간단한 해설까지 붙였다. 이 번역문은 미국 상황에서의 글이지만 한국의 피임약의 분류문제 및 건강보험 적용 문제, 보수적 진영의 대응과 진보적 운동의 방향에 대한 유용한 정보와 시각을 제공한다.

<팩트시트>란에는 이은경이 <의료비 100조 시대, 건강보험 흑자의 의미는?>을 통해 흑자의 원인에 대해 여러 자료를 통해 분석 혹은 분석틀을 제시한다. ‘건강보험 흑자 17조를 국민에게’ 운동이나 최근의 의제인 건강보험료 결정과 그 결정구조에 대한 논의의 유용한 밑바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보건의료운동>란에는 최규진이 최근 정부가 새롭게 추진하려는 <규제프리존>의 배경과 의미에 대해 썼다. 지역화 전략은 외국인 학교문제, 방폐장 문제 등에서 정부가 성공적으로 활용한 바 있고 보건의료분야에서도 경제자유구역과 제주도특별자치도에서 영리병원 허용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주목해야 할 정책이다. (아, 그리고 문학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거나 올드무비팬이라면 이 글에서 헤밍웨이와 존 던을 느닷없이 만나는 것이 기쁨일 수도 있겠으나 이 부분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회의 논의와는 관련이 없다는 점도 말씀 드린다).

같은 란에 정형준은 <의료법인 인수 합병의 문제점>을 썼다. 이 글이 실린 것은 19대 국회 말에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여야 합의로 의료법인 인수합병 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가 시민사회 및 노동조합들이 민주당 농성 등의 운동 (그리고 김용익 전의원 등의 민주당 내부의 자체 교정 노력)에 의해 법사위원회에서 다시 여야합의로 제외된, 저간의 사정 때문이다. 20여년 간에 걸친 이른바 ‘비영리병원’들의 불균등한 무분별한 경쟁과 과잉투자는 지금 경제위기 시기에 산업적 구조조정의 필요에 직면해 있고 앞으로 그 필요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정형준의 글은 이 상황에서의 우리의 대응방향에 대한 글이기도 하다.

이번 호에는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를 맡고 있는 김준현의 <사회보험재정 투자활성화 방침의 문제점과 대안 -건강보험을 중심으로>도 실렸다. 이 글은 건강보험 흑자 17조원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통해 국민에게 돌려주는게 아니라, ‘수익을 위한 투자’를 하겠다는 정부의 방침과 그 의도의 문제점에 대해 상세히 밝히고 있다.

 

에린 브로코비치, 물대포, 아프리카 순방

이번 호의 <영화와 의료>란에서는 채민석이 에린 브로코비치를 통해 <기업, 독성물질, 건강: 우리의 ‘실화’는 해피엔딩이 될 수 있을까?>를 이야기 한다. PG&E라는 미국 27개 주에 전기를 공급하는 에너지회사와 한국의 재벌사 중 하나인 SK케미컬이 무엇이 닮았는지와 더불어 줄리아 로버츠가 아니라 실제 에린 브로코비치는 어떤 장면에서 영화에 나오는지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호 <야옹선생의 근거중심 자연주의 육아>는 <어떻게 먹을 것인가>를 다룬다. 야옹선생은 아무렇지도 않게 은근 슬쩍 최신 의제를 다루는데 이번에는 설탕세도입과 한국 정부의 (다소 뜬금없고 별 추진의지가 없어 보이는) 설탕규제 정책 발표로 화제가 된 설탕(가당, adde sugar, free sugar) 문제와 더불어 지방과 신체활동 등을 다룬다. 세계보건기구가 강조하는 비전염성질환(NCD,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과 그 해법에 대해 이 만화만 보면 상당부분을 알 수 있을 정도다. 물론 야옹선생은 시침을 뚝 뗀다. 물론 우리도 아무 부담 없이 만화만 보면 된다.

이번 호 <역사와 의료>란에서 최규진은 물대포의 역사를 다룬다. 왜 <역사와 의료>가 <의료와 사회>의 핫 코너 중의 하나인지를 이번 호에서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물대포의 역사가 우리 역사에서는 어디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지, 그리고 물대포 사용이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후에는 도대체 언제있었는지 이 글에서 다룬다. 그 결론은 충격이다.

이번 호 <서평>란에는 리병도가 <의약에서 독약으로>에 대한 서평 <숨기고 감추고 조작하고!>를 썼다. 불행히도 거대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다양한 전략은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그리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며 일부는 이미 한국의 현실이다.

이번 호 <국제>란에도 노다 선생의 일본의료 이야기가 실렸다. 이번에는 <3.11과 민이렌>이다. 실렸다. 한국에서의 8.15 해방은 일본에서는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 8.15와 2011년 3월 11일의 후쿠시마 참사는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가라타니 고진과 노다 히로의 생각을 이 글에서 읽을 수 있다. 또한 노인요양문제에 대한 일본정부의 방침과 이에 대한 민이렌의 대응도 이 글에서 엿 볼 수 있을 것이다. 복지문제를 지방자치정부의 책임으로 넘기는 것 까지도 아베와 많이 달은 누군가가 생각날 수도 있을 것이다.

장효범은 <코리아에이드: 한국형 원조라는 이름의 역행>에서 이번에 대통령의 방문으로 화제가 된 아프리카에서의 코리아 에이드 사업을 국제원조사업의 원칙에 입각하여 분석한다. 살짝 귀엣말을 드리자면 이 글에는 ‘단독’이라는 이름의 제목을 붙여도 좋을 부분이 있다.

 

전쟁과 전염병, 그리고 사드.

이번 호에서도 <시와 함깨 하는 세상>을 통해 노태맹이 송기영과 백무산, 임화와 황규관을 통해 ‘사건’으로서의 우리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스피노자와 들뢰즈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는 “이제 떠날 때가 되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것은 “아나키즘적 탈주가 아니다”. 그가 떠난다고 표현하는, 그가 향하는 곳은 절망이나 낭만이 아니라, 파도속이고 “생고구마 같은 가난 속”이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글을 맺는다. “우리의 생활 세계는…어느 때는 가혹한 능동성으로 우리를 내 몰기 때문이다. 이미 그 때가 온 것은 아닐까.”

시인은 원래 가끔 예언을 하는 걸까? 이 글을 쓴 후 그의 삶은 지금 ‘경북 성주군 소재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라는 ‘사건’이 되었다.

 

성주군민들에게 재난은 그야말로 재난처럼, 하루아침에 다가왔다. 그들은 5,000만을 위한 5만의 ‘순교자’가 되어야 한다는 정부의 명령을 하루 아침에 통고받았다. 그들은 미-중간의 첨예한 동아시아의 군자적 대립 한가운데에서 최전선에 배치되라는 명령을 아무 사전논의도 없이 통고받았다. 덤으로 현재로서는 현재로서는 누구도 알기 힘든 전자파의 위험까지 부여받았다.

전자파에 대해 길게 이야기할 생각은 없다. 전자파보다 백배, 천배 더 위험한 것이 전쟁의 위험이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5월 26일 미국 국립독성프로그램(NTP)은 국제 비전리방사선 보호위원회(ICNIRP)의 참고(기준)수치(reference level)인 전력밀도 10W/m2 보다 낮은 1.5, 3, 6 W/m2에 대한 2년간의 동물실험 연구결과 초안을 제출했는데 실제 현재 핸드폰에서 쓰이고 있는 전자파 정도로도 동물에서 암을 일으킨다는 결과라는 것은 지적해야 겠다. 2011년에 전자파가 발암가능물질(Group 2B)로 지정되었지만 이번 결과는 전자파가 발암추정물질(Group 2A)로 바뀔 수도 있는 권위있는 연구다. 그리고 잘 알려져 있다시피 발암물질에 대한 안전기준은 없다. 불가피하지 않다면 가능한 피하는 것이 유일한 원칙이다. 이런 결과를 놓고보면 레이더 전자파는 절대 안전하다며 그 앞에서 생체실험을 자처하는 장관은 그야말로 괴담을 퍼뜨리고 있는 중이다.

그리하여 성주군민들은 전쟁과 환경 재해의 위험의 한 복판에 놓이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 그들은 집단적으로 ‘불순분자’가 되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단지 민주주의를 이야기하고 자신들도 사람임을 주장한다는 그 이유만으로.

우리나라의 최대교역국이 미국과 일본이 아니라 중국과 홍콩임은 이야기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전세계 GDP 1,2위인 G2 미-중간의 군사적 긴장을 한반도에 끌어들이는 것이 성주군민만의 문제가 아님도 또한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전쟁과 역병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사람들을 많이 죽인 두 가지 원인이다. 작년, 우리는 메르스를 겪었다. 21세기의 우리도 전염병 즉 ‘역병’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또 우리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또 한번의 세계경제위기를 겪고 있다. 1930년대의 대공황은 군사적 긴장으로 그리고 결국 전쟁으로 이어졌다. 지금 1930년대 이후 최대의 세계경제위기 상황에서 한국 국민들은 지정학적 위치 탓에 미-중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동아시아에 놓여있다. 이 자체만으로도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그런데 지금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해서 미-중간의 군사 전선의 최전선으로 한국을 내세우겠다는 것이 사드배치다.

바로 지금 여기, 우리는 21세기 한국에서 ‘전쟁’과 ‘역병’의 위험이라는 재난을 마주하고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사람들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건강권운동, 그리고 보건의료운동의 가장 우선적인 과제다.

지난 호 편집인의 글에서 독자들의 의견을 듣고 소통하는 장을 만들겠다고 말씀 드린 바 있다. 두 가지를 말씀 드릴 수 있겠다. 그 첫째는 <의료와사회> 온라인 판이 만들어 질 것이라는 소식이다. 이 온라인 판에는 최신 <의료와 사회> 호수 외의 지난 호는 상당수의 글들을 온라인상으로 공개할 것이고 각 기사들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통로도 열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의료와사회> 이름으로 공개적인 포럼이나 토론의 장을 마련하려고 한다. 그 주제는 지금까지 다룬 여러 주제들이 토론의 주제가 되고 지금까지의 필자들의 강연자나 토론자로 나설 수 있을 것이다. 온라인 판은 준비 중에 있다. 포럼이나 토론회는 여름의 폭염이 지나면 여러 독자분들과 논의를 한 후에 추진할 것이다.

자연재해를 인간이 모두 막지는 못한다. 그러나 사람들의 지금까지의 수십세기의 노동과 운동을 통해 전염병을 막을 수 있는 유력한 도구들을 얻었다. 또한 전쟁이야말로 우리가 막을 수 있는 재난이다. 기후변화와 환경적 재난도 바로 인간이 일으키는 것들이다.

그리고 <의료와 사회>는 전쟁, 역병, 환경적 재난에서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려는 사람들과 함께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2016.7.23

<의료와사회> 편집인

우석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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