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은 ‘구부러진 과학에 진실의 망치를 두드리다’ 라는 제목으로 고 박상표 회원 유고집 발간 기념토론회 자리를 가졌습니다. 수의사이자 시민과학자로서 박상표 회원이 남긴 연구와 기록들 그리고 실천들이 주는 현재의 의미들을 되짚어보는 의미있는 자리였습니다.
6가지의 주제들이 동료 연구자들에 의해 발표되었습니다. 발표자들은 그의 생전 연구업적과 추구하던 의미들을 유고집에 담긴 내용으로 되짚어 보고, 지금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들을 소개했습니다.
김준영 수의사는 ‘조류독감, 구제역, 동물항생제 등으로 본 축산의 미래와 대안’ 이라는 주제로 국내 축산업과 가축질병 문제를 살펴보고 가축질병관리 시스템의 질적인 변화들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현재 가축방역관의 적정 인원이 매우 부족하고 비정규직 고용으로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 개선되어야 하며, 축산농가에서 일하는 외국인노동자의 노동조건의 개선이 가축감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를 위해 현재 일본이나 미국 등 선진국의 가축방역체계에 대한 벤치마킹도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조홍준 교수는 박상표 회원과 함께 발표한 논문을 소개하며 ‘담배기업과 청부과학 그리고 건강연구윤리’의 중요성에 대해 발표하였습니다. 질병의 매개체(vector)로서 담배기업의 존재를 규정하는 의미의 중요성, 담배기업이 전략적으로 생산해내는 ‘논란’ 과 ‘의심’ 만들기의 방식, 이러한 ‘의혹을 제기하는’ 방식에 의사들을 포함한 전문가이 어떻게 담배회사의 돈을 받아 청부과학자로 기능하는지에 대해 지적하였습니다. 그는 다수의 사람들을 질병과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담배회사들의 전략들을 제대로 알려내기 위해서 담배기업 내부 문건과 감시 활동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송기호 변호사는 박상표 회원과 함께 한 ‘한미FTA 반대 전문가자문위원회’ 활동을 바탕으로 최근 공개된 협정문을 바탕으로 한미FTA 협정이 초기부터 매우 불평등한 조약으로 시작되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광우병을 비롯한 식품위생 문제의 불평등 조약을 폭로했던 박상표 회원의 지적대로, GMO표시제 등의 무력화, GM 쌀 오염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당시 광우병 쇠고기의 연령제한을 제기한 박상표 수의사의 역할이 평범한 많은 이들의 건강권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는 점을 다시한번 상기시켰습니다.
조능희 전 PD수첩 CP는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보도 이후 당시 청부검찰들이 언론통제를 위해 PD수첩을 없애려한 역사적 진실들에 대해 꼼꼼하게 되짚어보며, 결국 그 때 시작된 언론통제과 지금 정권파탄의 인과응보가 되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언론과 검찰의 기능이 권력기구를 비판 감시해야 한다는 점에서 볼때 국정농단 이후 개혁과제의 으뜸으로 국민의 30%가 검찰개혁을 꼽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권력을 비판 감시하고 약자를 대변해야 하는 검찰이나 언론이 국가권력의 소유물처럼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고 강조했습니다. PD수첩에 대한 수사가 검찰과 언론의 신분상승의 조건으로 거래되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박상표가 시민과학자로서 했던 정치검사들의 행보에 대한 기록과 폭로들이 다른 연구자들에 의해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김병수 연구위원은 GMO규제와 유전체편집기술의 현 쟁점에 대한 발표를 통해, 2012년 박상표 회원이 정리해 건강과대안 월례포럼에서 발표한 바 있던 세라리니 교수 연구팀의 ‘몬산토 GM옥수수와 라운드업 제초제의 독성실험 결과’ 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하고,, 최근 글리포세이트의 발암물질 지정과 세라리니 연구팀의 보고서가 2014년 다른 학술지에 재게재 된 일련의 과정을 소개했습니다. 또한 Non- GMO 표시제 금지의 현황과 GM 모기, GM 연어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유전자조작생물체로의 확산 그리고 유전체편집기술을 이용한 최근 GM기술에 대한 논란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상윤 연구위원은 공중보건의 새로운 키워드로 부상한 ‘One Health’ 의 역사적 맥락과 비판적 관점을 제기했습니다. 박상표 회원이 관심을 가졌던 환경과 동물 그리고 인간 질병의 먹이사슬의 연관성은 매우 앞서나간 관점이자 필요한 문제인식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지금 미국의 수의학회나 세계보건기구가 주창하는 One Health의 관점을 보다 비판적으로 바라보던 박상표 회원의 역삭맥락적 사회관계맥락적 관점을 되살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와 국제수역사무국, 세계농업기구가 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하는 점에서 One Health를 주창하는 것이 아니라, 각 영역별 서로의 영역 문제나 관료적 칸막이 때문에 현재 발생하고 있는 판데믹의 의미를 뭉뚱그리거나 애매모호한 지점으로 남겨두기 위한 전략으로 이를 주창하는점은 비판되어야 한다는 의미였습니다. 단순한 질병 그 자체에 집중하거나 인수공통감염병이나 그 바이러스 퇴치에 대한 환원주의적 접근방식보다, 이런 감염병의 원인이 되고 있는 정치 경제적, 사회문화적 맥락을 개선하고자 하는 사회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박상표 회원의 강조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었습니다.
건강과대안은 기념토론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이어, 하나 하나의 주제별 심화 연구를 통해 각 분야의 연구와 실천활동을 벌여나가고 있는 시민사회와 함께 보다 진전된 논의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6명의 발표문을 첨부합니다.
발표 1 조류독감 구제역 등 축산의 미래와 대안_김준영
발표 2_담배기업과 청부과학 그리고 건강연구윤리_조홍준
발표 3_GMO규제와 유전체편집기술_김병수
발표 4_One Health: 동물과 환경 그리고 건강_이상윤
발표 5_한미FTA협상문서공개로드러난불평등성과친재벌성 / 한미 FTA 협상문서 최초 공개_ 송기호
발표 6_PD수첩_정치검찰의언론통제_조능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