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클레어 프리처드 런던 음식 위원회 위원장이 서울시 먹거리시민위원회 초청으로 한국에 왔습니다. 건강과대안 먹거리건강팀은 서울시 도시먹거리 컨퍼런스 및 한살림 교육장에서 열린 푸드플랜과 협동조합의 역할 관련 포럼에 참석해 ‘도시먹거리 문제와 건강불평등’ 관련 다양한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관련 내용은 건치신문에 곧 게재될 예정입니다. 아래 내용은 오마이뉴스 관련 기사 중 일부를 발췌해 소개합니다.
‘푸드플랜(Food Plan)은 ‘지구온난화 등 이상 기후 현상으로 식량 생산이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과 인구가 늘어나 식량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토대로 먹거리 공급을 달성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2007년과 2008년 세계는 글로벌 식량 위기에 직면했다. 각 나라는 자국민 식량 안보를 위해 식량의 국내생산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푸드플랜 계획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건 2015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지구를 먹여 살리기, 생명의 에너지’(Feeding the Planet, Energy for Life) 엑스포 때부터다. 지구 한쪽에선 10억 명에 가까운 인구가 굶주리지만, 지구 반대편에서는 13억 톤의 음식이 낭비되는 현실에 대한 반성과 해법을 찾고자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국정 100대 과제 중 하나로 ‘지역 푸드플랜 수립 지원’을 포함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부터 광역형에 충남도, 도시형에 서울 서대문구와 대전 유성구, 농촌형에 충남 청양군과 전남 해남군, 복합형에 강원 춘천시와 전북 완주군, 경북 상주시, 전남 나주시 등 9개의 선도 지자체를 선정해 푸드플랜 수립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시작점에 선 푸드플랜은 시민의 관심과 실천 없이는 실행이 어렵다. 실제적인 움직임은 지역 커뮤니티 안에서 번져나갈 수 있지만, 지역에 있는 다양한 먹거리 관련 협동조합과 커뮤니티들이 스스로 역할을 고민하고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제공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
클레어 위원장은 도시 먹거리 거버넌스인 런던푸드위원회(이하 푸드위원회)의 역할에 대해 먼저 말했다. 런던시장과 런던 광역의회에 자문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주요업무라는 것. 런던시민에 영향을 미치는 먹거리 사안들에 관해 푸드위원회가 정책 결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어떤 역할로 시민들의 먹거리 권리와 건강을 개선해 나갔는지를 설명했다.
푸드위원회는 먹거리 안전과 건강, 거래 기준, 도심지 운영, 녹지 보호, 공공조달, 공공급식, 폐기물 재활용 소상공인과 식당 등 전방위에 걸쳐 런던시장과 광역의회에 자발적이면서도 영향력 있는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역 선술집 소유주가 매매를 원해도 커뮤니티 구성원이 술집의 가치를 인정해 매매를 금지했을 경우 6개월가량 중단시킬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클레어 위원장은 런던 먹거리 전략계획으로 6가지 굿푸드 초안도 소개했다. 가정, 상점과 식당, 공공기관과 커뮤니티, 엄마와 아기, 교육과 건강, 굿푸드를 기르는 커뮤니티와 도시농장, 환경을 위한 굿푸드 등이다. 이는 밀라노 도시 먹거리 정책협약과 유사하다.
2010년 몇몇 자치구가 실천한 건강한 급식은 현재 24개 자치구로 퍼졌다. 신규 패스트푸드 매장 신설시 필수조건으로 런던 먹거리 전략계획 초안을 포함하게 하는 등 런던 자치구의회 33개 중 31개가 커뮤니티 먹거리 재배를 지원하기 위해 행동하고 있다. 이들은 나트륨 지방 설탕이 높게 함유된 식품의 금지조치 사례도 끌어냈다.
사업을 집행한 후에는 보고서를 만들어 타 자치구가 활용할 수 있게 한다. 클레어 위원장은 “이게 우리 활동의 목적”이라며 “프로젝트를 실행해 다른 단체가 할 수 있게 돕는다”고 말했다. 실제 자치구 내에서 선구자적 역할을 보여주고 자치구 역할을 주류화한다. 이후 시장에 전달해 모든 자치구로 확산하게 한다. 사회적으로 힘 있는 단체들이 많이 가입돼 있으며 중요 캠페인을 진행해 런던시 정책 결정에 영향을 끼친다.
클레어 위원장은 커뮤니티 먹거리 활동으로 GCDA(그리니치 협동조합개발기구) 대표 역할을 실천한 이야기도 전했다. GCDA는 1982년 기부금 수령이 가능한 협동조합으로 시작했다. 건강한 생활양식 증진과 지원, 사업체 개발과 지원 등을 위한 커뮤니티 허브를 창출하는 단체다. 지역공동체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생협 생성 등 지역개발과 600여 개의 사업체를 설립 지원하는 등의 일을 해왔다.
이들은 먹거리 재배를 통해 지원예산을 확보한다. 100곳 이상의 농장과 학교에 농작물 재배 사이트를 운영했다. 빈곤층 주거지역에는 6곳의 영구적 사이트를 운영해 먹거리 커뮤니티를 활성화했다. 2010년부터 2017년까지는 운영 재원의 5%만 지원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센트럴 키친은 잉여재료를 활용해 방학 중 빈곤 아동들에게 음식을 제공한다. 이 사업은 자치구가 1년 예산 전체를 지원한다. 또 잉여재료를 긴급 구호, 바우처, 만찬 등에 이용한다. 로컬푸드 간편식 매장을 직접 운영해 새로운 굿푸드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등의 노력을 했다. GCDA는 도시 먹거리 거버넌스 구축에 주요 부문을 차지하고 있다.
참여자들의 질문도 이어졌다. 허남혁 전 지역재단 먹거리 정책교육센터장은 먹거리 거버넌스 구조에 대해 질문했다. 클레어 위원장은 “푸드플랜이 법제화돼있는 건 아니다. 자발적인 캠페인 압박으로 선택하게 했다. 런던 먹거리 전략 또한 법률로 정하지 않았으나 런던 도시계획을 법제화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클레어 위원장은 이어 GCDA의 성취평가 결과에 대해 “성취평가가 아직 이뤄진 것은 아니다. 2014년 빈곤 지역을 방문했을 때 일이다. 당시 빈집과 주방 공간을 발견했는데 타 단체들이 손사래를 치며 활용하기를 거부했다. 구의회가 GCDA에 활용을 제안했고 우리는 맛있고 좋은 음식을 만들어 사람들을 오게 했다. 탁구 대회도 열고 정원을 가꾸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GCDA가 먹거리 커뮤니티로 사람을 모으고 새로운 창조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푸드플랜은 생산에서 가공 유통 소비 폐기물 활용까지 선순환이 되는 먹거리체계를 의미한다. 푸드플랜 시스템이 온전히 순환되기 위해서는 지역과 환경, 보건 문화 경제 복지 등이 모두 어우러진 바탕 위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클레어 프리처드 위원장은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먹거리 정책을 위해서 먹거리 커뮤니티의 자발적인 역할 분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은 협동조합이 단순한 운영에서 벗어나 푸드플랜 수립 취지에 맞게 자발적인 정책 자문과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더욱 건강한 먹거리 순환 체계 구축을 위한 먹거리 거버넌스 형태로 진화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유도했다.
클레어 위원장은 “자치구 단위 먹거리 거버넌스를 만드는 것이 과제”라며 “먹거리에 대해 법적으로 우리가 무얼 할 수 있으며 커뮤니티 차원에서는 어떤 것을 할 수 있는지,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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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4889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