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올란자핀 특허분쟁에 대한 의견서 대법원에 제출

올란자핀 특허분쟁 의견서(제출본)

올란자핀 특허분쟁에 대한 의견서 대법원에 제출
- 의약품 특허권 보호가 공중 건강의 보호를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도하 각료 선언문’의 취지를 다시 생각해야

의약품 허가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알약 중 하나였던 자이프렉사(성분 올란자핀)는 특허권 분쟁으로 또다시 논란의 중심이 되었다. 특허권 분쟁에서 이긴 후발 제약사들이 특허법원의 판결을 믿고 시장에 진출했다가 특허의약품의 약가인하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까지 지게 된 것이다.

올란자핀은 2010년 특허무효소송에서 진보성이 결여된다는 이유로 특허 무효가 이루어졌고, 후발제약사들은 2심 승소판결이 내려진 후 제네릭의약품을 출시하게 되었다. 특허가 만료되기 5개월 전에 앞당겨 판매를 돌입하여 국민들은 기존보다 20% 인하된 가격으로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후 대법원의 판결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올란자핀은 특허유효가 결정되었으며, 한국릴리는 후발제약사를 상대로 약가인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였다. 2018년 2월, 특허법원은 후발제약사가 특허권자에게 약가인하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고 명했고, 이에 후발제약사는 상고하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자이프렉사는 우리나라에 2000년 처음 허가되었을 때, 기존약제보다 10배나 높은 약값으로 논란을 이미 겪은 바 있다. 가격 문제에서 이제는 과도한 특허권의 지위를 누리면서 다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올란자핀에 대한 특허는 이미 세계 여러나라에서 발명의 특허성과 특허권 침해여부가 다투어졌으며, 독일, 캐나다를 포함한 여러 나라들이 특허의 신규성이 없다고 한 바 있고, 외국에서 후발제약사에게 손해배상 책임 판결을 내린 예는 아직까지 없다. 더구나 국내에서 발생하는 의약품의 특허권에 대한 과도한 보호, 특히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약가인하에 의한 손해까지 후발제약사가 배상하라는 이러한 보호는 앞으로 특허권에 문제가 많은 의약품까지 과보호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제네릭의약품의 출시로 낮아진 의약품 가격과 국민 건강권 확대를 고려하면 특허권자가 보호받아야 할 이익이 더 크다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특허권자의 승소로 결정되면 앞으로 특허권자는 불필요한 소송절차를 남발하며 제네릭의약품의 출시를 지연시키는 결과까지 낳을 것이다. 게다가 특허권자는 특허권 침해로 입은 손해를 보상받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특허권자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현행제도의 불균형 또한 고려되어야 한다.

이에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지식연구소공방, 커먼즈 파운데이션 등은 의약품의 접근성과 국민의 건강권 확대를 위한 약가정책을 무시한 채 특허권자의 사적 이익을 지나치게 옹호한 특허법원의 판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특허권은 산업정책상 인정되는 제도적 권리로 공중의 건강을 보호하는 정책을 방해해선 안된다는 도하 각료선언문의 취지를 생각해야 함을 주장한다. 그리고 이러한 의견을 대법원이 받아들여 정의롭고 현명한 판결을 내려줄 것을 바란다.

단체(가나다 순)

1.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2. 연구공동체 건강과 대안
3.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4. 지식연구소 공방
5. 커먼즈 파운데이션

개인 (알파벳 순)
1. Brook Baker, professor in Northeastern University School of Law, USA
2. Ruth Lopert, Ph.D LWC Health, Nether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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