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기자회견문]코로나19 재확산에 각자도생 강요하는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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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예방과 치료는 국가가 책임져라!
상병수당과 유급병가 제도화하고, 공공의료 강화하라!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하고 있다.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8월 셋째 주 1464명으로 한 달만에 6.4배 증가했다.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치명률이 계절독감 수준’이라면서 걱정 말라는 말만 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독감보다 전파력이 훨씬 강하다. 예컨대 정부 예측대로 이번 주 35만명의 환자가 발생한다면 치명률이 0.1%라도 이번주에 발생한 환자 중에서만 350명이 사망한다는 뜻이다. 게다가 코로나19는 회복되더라도 ‘롱코비드’라고 불리는 만성 후유증이 심각하다. 코로나19를 독감과 비교하는 건 비과학 그 자체다. 정부의 이런 무능과 무대책 속에서 면역저하자와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자 등 가장 취약한 사람들의 건강과 생명은 크게 위협받고 있다.

감염병 대응 원칙은 감염원의 격리, 조기발견과 조기치료, 취약한 사람들의 보호, 병실 확보다. 그런데 정부는 이 모든 역할을 포기하고 있다. 아플 때 쉬면서 격리하도록 지원하거나 그럴 수 있는 제도를 만들지 않고 있다. 검사비와 치료비는 크게 올렸고 의약품은 아예 제대로 준비하지도 않았다. 또 코로나19 치료를 담당할 공공병원은 경영난에 내몰고 있다. 코로나19는 여전히 우리 곁에 있는데, 다 끝났다면서 사회안전망을 해체하고 국가 역할을 완전히 포기하고 있다.

우리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코로나19 재확산에 각자도생을 강요하는 윤석열 정부를 규탄한다. 그리고 감염병 시대 사람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킬 사회정책을 촉구한다.

첫째, 상병수당과 유급병가 도입으로 아플 때 쉴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많은 이들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아도 개인 연차를 사용해야 하거나 쉴 수가 없어서 진단 자체를 포기하고 있다. 이는 조용한 확산의 주범이다. 정부는 반복해서 ‘아프면 쉬는 문화 정착’을 말한다. 그러나 한국은 OECD 국가들 중 유일하게 상병수당도, 법정 유급병가도 없는 나라다. 그리고 이런 제도를 유지하는 주범은 정부다.

특히 상병수당은 법에 근거가 있어서 의지만 있으면 바로 시행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지지부진한 시범사업만 하고 있는데 그마저도 최저임금의 60%만 보장하고, 적용 대상도 매우 제한적이다. 사실상 의지가 없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지금은 병원에 의사도 부족하고, 치료제 도입도 늦어 많은 피해가 예상된다. 정부가 확산을 막아야 한다. 예컨대 긴급하게라도 유급병가 비용 등을 지원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전혀 그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많은 직장인들이 아픈 몸을 이끌고 출근하고 심지어 의료진들까지 기침을 하며 환자를 돌보고 있다.

한국은 아파도 전혀 쉴 수 없는 사회라는 점은 팬데믹 시작부터 지적되었는데 여전히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당장 유급병가와 상병수당이 도입되어야 한다.

둘째, 감염병 진단과 치료를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많은 이들이 비싼 검사비용 때문에 코로나19 검사 자체를 포기하고 있다. 신속항원검사도 4~5만원까지 하고 PCR 검사는 10만원이 넘는 곳이 많다. 정부가 올 5월부터 고위험군이라도 유증상자에 한해서만 지원을 하기 때문이다. 이는 조용한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

정부가 치료제를 제대로 확보하지 않아서 고위험군은 더 많이 입원하거나 중환자가 되고 있다. 관련 예산을 대폭 줄인 정부가 자초한 것이다. 병원 일부에서는 중증환자에게 투여해야 할 항바이러스 주사제도 동나고 있다.

게다가 정부가 치료제 비용까지 높여서 서민들의 부담은 가중되었다. 무상으로 공급되던 치료제 가격은 정부가 최근 5만원으로 올렸다. 노인과 서민층에 만만치 않은 비용이다. 정부 계획대로 건강보험에 등재되면 비용이 더 오를 수도 있다.

게다가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무료접종도 종료했다. 정부가 정한 고위험군 외에는 모두 본인부담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정부는 10월 백신 무료접종 대상자에 심지어 의료기관 종사자도 제외시켰다.

이처럼 정부는 재정을 아낀다고 시민들의 코로나19 의료 접근권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코로나19는 끝나지 않았다. 정부가 감시와 예방, 진단과 치료에 책임을 다해야 한다.

셋째, 감염병과 같은 ‘필수의료’ 해결책인 공공병원을 늘리고 강화해야 한다.

정부는 코로나19 유행에 대비해 공공병원을 중심으로 병상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후안무치다. 정부는 공공병원 지원예산을 삭감해서 경영난을 유발하고 노동자는 임금체불로 내몰고 있다.

팬데믹 기간 내내 공공병원들은 민간병원들이 거의 하지 않는 코로나19 진료에 헌신했다. 단 5%에 불과한 공공병원이 코로나19 환자의 약 70%를 치료했다. 그 여파로 공공병원은 기존 환자도 의료진도 떠나 위기를 겪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이 공공병원들의 회복기 지원예산을 2023년에 2022년보다 77.1% 삭감했고, 2024년에는 2023년 대비 98.7% 삭감했다.

윤석열 정부는 게다가 신설 예정이었던 광주, 울산 의료원을 ‘경제성’이 낮다면서 설립을 취소했다. 그러면서 급할 때만 공공병원에 손 벌리고 나서는 것이다.

팬데믹에 여실히 드러났듯이 사람을 살리는 진료를 수익과 무관하게 하는 것은 공공의료기관 뿐이다. 한국은 공공의료기관이 너무 적어서 코로나19의 재유행 시기마다 적은 수의 확진자로도 병상부족에 시달렸다. 공공병원을 확충하지 않고서는 감염병 시대를 살아갈 수 없다.

또 코로나19 진료야말로 정부가 말하는 ‘필수의료’의 핵심이다. 감염병 진료를 민간의료기관이 꺼리는 것은, 응급·중환자·소아·분만 진료 등을 민간의료기관이 꺼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의료 공공성이 회복되지 않으면 의료 비상사태는 해결되지 않는다.

팬데믹 내내 코로나19는 사회의 가장 약한 이들을 중심으로 확산되었고 이 때문에 쉽게 사라지지 않았으며 변이를 거듭했다. 바이러스는 평등하지만 사회는 평등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취약한 사회안전망과 열악한 공공의료 시스템이 그 불평등을 낳은 원인이었다. 지금 우리가 확인하고 있는 것처럼 이러한 점들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는 그 불평등을 줄이긴커녕 더욱 확대하면서 가장 힘없는 사람들부터 위협하고 있다. 코로나19는 끝나지 않았고 마지막 팬데믹도 아니다. 기후변화와 자연파괴 때문에 더 빈번하게 위협적인 신종감염병이 발생할 것은 거의 분명하다. 감염병의 시대 생명과 안전을 지키려면 우리 삶을 벼랑 끝으로 모는 이런 정부를 멈추고 더 공공적이고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수밖에 없다.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이를 위해 함께 싸울 것이다.

2024년 8월 27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360개 시민사회단체),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가난한이들의건강권확보를위한연대회의,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권실현을위한행동하는간호사회,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대전시립병원설립운동본부,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건강보험하나로시민회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공공운수노조의료연대본부,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빈민해방실천연대(민노련, 전철연), 전국빈민연합(전노련, 빈철련), 노점노동연대, 참여연대,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사회진보연대, 장애인배움터너른마당, 일산병원노동조합,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행동하는의사회, 건강보험심사평가원노동조합, 전국정보경제서비스노동조합연맹, 건강정책참여연구소, 민중과 함께하는 한의계진료모임 길벗, 전국보건교사노동조합),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 KNP+(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권실현을위한행동하는간호사회,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공공병원설립운동연대, 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 대전의료원설립시민운동본부, 울산건강연대, 사단법인 토닥토닥, 화성시립병원건립운동본부, 공공병원설립을위한부산시민대책위, 국민건강보험공단일산병원노동조합,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 대구참여연대, 대한물리치료사협회, 민주평등사회를위한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부천시공공병원설립시민추진위원회, 빈곤사회연대, 서부경남공공병원설립도민운동본부, 시민건강연구소,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 올바른광주의료원설립시민운동본부, 웅상공공의료원설립추진운동본부, 의료민영화저지와무상의료실현을위한운동본부, 의료영리화저지와의료공공성강화를위한제주도민운동본부, 인천공공의료포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건강보험심사평가원노동조합,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참여연대, 코로나19의료공백으로인한정유엽사망대책위원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중증질환연합회, 행동하는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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