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백신 남아돌 수도”
연합뉴스 | 입력 2009.09.06 06:20 | 수정 2009.09.06 08:38
보건당국 “1회 접종에 힘실려..국내 임상 주시”
국회 “항원보강제 백신 생산 줄여야”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신종플루 백신은 2회 접종해야 한다던 당초 예상과 달리 ’1회 접종’에 점차 힘이 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품귀’로 치닫던 전 세계 백신 수급상황에도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6일 식품의약품안전청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해외 신종인플루엔자 백신기업의 임상시험 결과 1회 접종만으로 면역이 형성된다는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일 스위스계 제약사 노바티스는 임상시험 결과 1회 접종으로도 필요한 면역력이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으며 앞서 중국 시노백도 같은 결과를 공개했다.
이같은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신종플루 백신도 기존 계절독감 백신과 마찬가지로 1회 접종 쪽에 급격히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달말까지만 하더라도 전문가들은 ’2회 접종’을 예측했었다.
식약청 관계자는 “국내 임상시험 참가자로부터 28일 혈액을 채취해 분석을 거쳐야 알 수 있지만, 외국 결과를 볼 때 1회 접종만으로 가능할 것 같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라며 “글로벌 백신기업들은 공급과잉 상황까지도 우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우선 접종대상자를 다시 세분화해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집단에만 2회 접종을 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 정부의 계획과 달리 신종플루 백신을 1회 접종만 하게 될 경우 국산 백신과 이미 확보한 수입 백신만으로 올해 안에 정부의 목표 인원인 1천336만명을 접종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백신이 부족해 부작용 위험을 무릅쓰고 항원보강제로 백신의 물량을 불리려던 정부의 계획도 수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같은 상황변화에 따라 기세등등하던 다국적 백신기업의 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게 보건당국의 전언이다.
한편 항원보강제의 부작용 빈도가 더 큰 데다 백신 필요량이 줄어들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국내 생산 물량 가운데 항원보강제를 사용하지 않은 제품의 비중을 당초 계획인 700만도스(1회 접종량)보다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유재중 의원(한나라당)이 식약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식약청은 항원보강제를 사용한 백신은 노인을 포함한 성인용으로 허가키로 결정했다.
항원보강제를 쓴 독감 백신은 임상시험 결과 기존 방법으로 제조한 백신에 비해 이상반응 발생 빈도가 더 높았기 때문이다.
유 의원은 “항원보강제가 함유되지 않은 백신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1천21만명에 이르는 만 18세이하와 임신부(45만명) 중 일부는 신종플루 위험에 그대로 노출될 우려가 있다”며 “이미 발표한 700만도스 외에 항원보강제를 쓰지 않은 백신의 생산량을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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